▒ 코끼리한의원

등록일 : 2017-11-07 14:14
제 목
대통령상-부산 강병령 광도한의원장
작성자
코끼리
744
조회수


“한의사로서 아픈 분들 보듬어줄 수 있어 행복”

나눔국민대상서 대통령상 수상한 강병령 광도한의원 원장
 
지난 19일 나눔국민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강병령 광도한의원 원장에게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동래고, 동국대 한의대 및 동대학원을 거친 그는 현재 부산시장애인총연합회 부회장, 대한장애인요트연맹회장, 대한장애인체육회이사 등 장애인 관련 단체와 희망을여는사람들이사장,인봉장학회 회장 등 저소득층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나눔국민대상은 평소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분들과 기관을 발굴하는 상이다. 이번 상을 받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활동이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시는지. 
A. 스스로 말하기는 다소 겸연쩍은 부분이 있어 동래구청에서 보건복지부로 올린 추천서로 갈음하겠다. 지역 소외계층과 어려운 저소득가정 청소년에게 장학금 및 후원금 등으로 15년 동안 총 10억여원을 지원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속적인 나눔 활동으로 나눔 환경조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전언이다. 난치성 질환에 걸린 어린이를 돕기 위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왔으며,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바다축제 이벤트 개최 등도 여기에 한 몫 했다고 했다. 부산시장애인체육회부회장·장애우인권연구소상임이사로 활동하면서 비장애인의 자리에 장애인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한 공적도 있다고 들었다.
Q. 2004년 교육부총리 표창, 2006년 자랑스런 부산시민상 의료 부문상, 지난 2015년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표창)등 국가적인 상을 여러 차례 받으셨다. 임상을 하시기 전에도 장애인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하셨는데, 임상과 병행하시면서 어려운신 점은 없었는지.
A.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시간 문제였다. 한의사는 환자의 진료와 치료가 최우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여러 봉사활동이 주로 낮에 많이 진행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료자리를 비워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진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환자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정신없이 행사에 다녀오거나, 점심시간에 점심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행사장에 뛰어갔다가 끼니를 굶고서 오후에 다시 진료를 보는 강행군도 수없이 하기도 했다. 저녁에는 저녁대로 장애인단체, 봉사단체, 지역장학단체 등의 행사 참여로 시간을 쪼개어 가며 바쁜 일과를 보내는 게 다반사였다.
나중에는 환자분들께 너무 미안해 부원장을 2명 더 채용하기까지 했다. 특히나 내가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라 활동의 어려움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애인도 봉사만 받는 입장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어렵고 힘든 이웃을 위해 봉사로써 어려움을 같이 나눠 장애인도 당당한 사회의 한 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장애인분들께 일깨워 주고 싶어 더 부단히 노력했다.
Q. 이번 상을 받게 된 소감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 개인적으로도 그 어느 상 못지않게 귀하고 값진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더 훌륭한 봉사와 기부를 하신분도 이런 상을 못 받으신 분들이 아주 많으시지만, 나는 내게 주어진 이 상을 많이 자랑하고 싶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다시 이런 상을 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장애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이다. 너는 목발을 짚고 하루 평균 150명 내외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주변의 많은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무료로 의술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의술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활동을 하면서 점차 지쳐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저도 모를 새로운 에너지가 솟구쳐 나온다는 점이다.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환하게 마주하며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고통을 같이 공유하는, 그것은 아마도 제가 그 동안 힘들고 어려운 경험을 했기에 얻어진 귀한 자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치유뿐만 아니라 제가 가진 특유의 따뜻함과 포근함까지 전하게 되었고, 주변에서는 저를 ‘희망 메신저’라 부르기도 한다.
어린 시절 장애를 가지고도 굴하지 않고 이를 이겨내 왔지만, 지속적인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속에 시련과 좌절을 되풀이하게 되면서 삶을 마감할 생각까지 했던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일생을 장애로 살아야 한다는 현실의 벽 앞에서 희망을 놓아버릴 뻔했던 청소년기를 겪었음에도, 수많은 문제를 끊임없이 극복해낸 ‘현재의 나’를 마주할 때, 앞으로 내게 부여된 소명을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커다란 장애를 이겨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마주할 ‘나의 미래’는 내게 부여된 소명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Q. 한의신문 지면을 통해 독자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나는 내가 한의사라는 점이 행복하다. 내가 아프고 힘들고 어려우신 분들께 손 내밀어 그 분들을 보듬어 줄 수 있고, 잡아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나는 개원하고 30년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아침 욕탕물속에서 기도한다. 내게 몸을 맡겨주신 우리 환자분들이 빨리 잘 낫게 해 달라고, 제가 그분들을 제대로 낫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해 달라고, 우리 가족이 항상 건강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아마 이런 마음은 저 뿐만이 아니라 의사라면 누구나 가질 꺼라 생각한다. 우리가 그런 신실한 마음으로 환자분들께 봉사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나아가 국가에 봉사한다면 지금과 같이 아무리 우리가 위기와 어려운 고난의 시기를 거치더라도 우리 한의학이 또 다시 민족의 중심의학으로 우뚝 서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