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끼리한의원

등록일 : 2017-12-12 12:26
제 목
“비만 근본 원인은 신진대사…맞춤 치료 특성 살려 한의학적 비만 치료 발전시킬 것”
작성자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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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은 올 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방비만학회에서 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호준 동국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에게 한의학적 비만 치료의 현 주소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지난 24일 들어봤다.
“한의학적 비만치료가 주류 의학 비만치료와 다른 점은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의사는 환자의 대사 상태와 체질 등을 정확하게 진단한 후 환자에게 맞는 비만 치료를 처방할 수 있죠. 최근에 많은 의료인들이 비만의 근본 문제인 대사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교정하는 치료보다는 체중감량에 더 급급해하는 느낌입니다. 체중 감량도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비만의 근본 원인은 대사기능의 불균형입니다. 비만 치료의 최종 목표는 비만의 원인을 교정하고, 비만과 관련된 대사질환들을 예방·관리해 다시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돼야 합니다.”
김호준 한방비만학회 회장은 지난달 24일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의학적 비만 치료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맞춤 치료의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맞춤 치료가 가능한 한의 치료를 비만 영역에 적용하면, 모든 환자가 자신의 체질과 무관하게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과도 차별 점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한약재는 건기식보다 높은 수준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다, 건기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건강상의 문제도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 한약 복용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체중 감량에 치우친 한의 치료가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처방을 할 수 있는데도 체중 감량을 위해 마황 처방에만 치중하게 되다보니, 에페드린 성분이 담긴 다이어트 한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위험하다는 주장이 한의 비만 진료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그 결과 한의학을 공격하는 주요 논리로 과도하게 부각되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이 한의학적 비만 치료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 떨어트리고, 그 결과 한의 치료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의학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의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비만에 대한 근본 치료와 처방을 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비만에 대한 한의 치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부터 건강보험공단은 고도 비만에 대한 수술 비용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비만 관리를 국가에서 하겠다는 건데, 이에 따라 비만 양약도 조만간 보험 적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약도 근거만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보험에 못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과 검증해놓으면, 보험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한약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죠.” 학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연구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한의 의료기관에서 만들어지는 첩약 비만 약에 포함된 마황 내 에페드린이 얼마나 포함되는지를 파악하는 내용이다. 한 팩의 탕약에 에페드린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를 공인된 기관에서 분석해서 비만 치료 한약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게 연구 목표다.
한방비만학회도 비만 분야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표준임상진료지침을 만드는 일에 만드는 일에 참여해 결과를 도출했다. “우리 학회는 지난해에 발간된 임상진료지침 개발 연구 외에도 다수의 추가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학회 소속 이사들도 개별적으로 소속 대학에서 비만과 대사증후군 관련 근거를 창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갈근탕이나 대시호탕, 조기승청탕 등 비만 치료에 많이 쓰이는 약에 대한 근거를 만들면 향후 보험 제제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약침, 절식 보조음료 판매 등으로 학회 재정을 탄탄하게 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앞으로의 비만 치료는 변화하는 의료 패러다임에 맞춰 한의학의 맞춤 치료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고 봤다. “앞으로의 20년은 한의 맞춤치료, BMI 수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원격 의료, 비만 보험 등재, 인공지능, 빅데이터, 진단 의료기기 활용 등이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학은 전인적이고 안전하며, 경제적인 비만 치료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만을 질병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근거에 기반한 통합의학의 형태로 국가 의료시스템에 포함될 필요가 있습니다.”